밀양 8경, 위양못
작은 농촌마을 저수지에서 마음의 평온을 느낀다

경남 밀양의 8경에 속하는 위양못은 농촌마을에 둘러싸인 저수지다. 그런데 저수지 하나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날씨마다 오묘한 풍경을 자아내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에게 마음의 평온을 주기에 충분한 곳이다. 이름도 양민을 위한다는 '위양'의 뜻은 그 자체가  소박하고 소소한 느낌이다. 포장되지 않은 논두렁길을 따라 먼지를 풀풀날리며 입구로 들어서면 접둔 한 폭의 동양화가 옷고름 풀 듯 펼쳐진다.     

일부러 숨긴 것도 아닌데, 드러내지 않으니 더 궁굼할 수밖에 ... ... ... ...

경남 밀양 부북변 위양리 동쪽에 위치한 위양못은 일명 양양지다.
신라시대에 축조되어 제방둘레가 4.5리(2km)에 달하는 저수지였으나 현재는 수리구역의 제방으로 바뀌어 제방길이가 조금 줄어들었다. 이 저수지 물로 아래쪽에 있는 넓은 들판에 물을 대어 농사를 짓고, 제방위에는 각종 나무들을 가꾸어 풍치를 즐긴 명소로 남아있다. 위양못이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농사를 짓기 위해 축조했지만 선비들이 노니는 명소로 가꿔졌기 때문에, 세도가의 고택 정원이 '사적인 공간'이라면 이 위양못은 '공적인 공간'으로 만인에게 열려있음이 아름다운 것이다.

못 가운데 다섯 개의 섬이 있었는데 현재 남아있는 것은 한 개의 섬.
제방위에는 안동 권씨 일문의 제숙소인 완재정이 그 운치를 더한다. 전채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완재정은 지어진 지 이제 100년 남짓이지만, 이름이 지어지고 시로 읊어진 것은 500년이 넘었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에 포로로 잡혀갔다가 12년만에 사신을 따라 돌아와 이곳에 자리를 잡았던 안동 권씨의 일족이 위양못에 정자를 짓고자 '완재'란 이름부터 먼저 지었다. 실제 정자는 짓지 못했으나 마음 속에 정자를 짓고는 그 풍류를 시로 남겼던 것. 그렇게 수백년의 세월이 흐른 뒤 1900년에 안동 권씨 후손들이 유지를 받들어 비로소 완재정을 지었던 것이다. 경상남도 지정 문화재 자료 제167호로 등록되어 있다.

근처에 살고 있는 밀양사람들도 모르면 모를 이곳, 숨겨진 보물같은 위양못 하나로도
'밀양'을 찾아가보기에 충분하다.


해가 산중턱에 걸터 앉아 하루를 마감하고 있을 때, 고즈넉한 위양못의 운치는 절정이 된다.
저수지에 고인 물과 그 위에서 자라는 나무가 데깔꼬마니 그림 처럼 한폭의 수채화를 만든다.

 


보일듯 보이지 않는 정자, 조금만 비켜서면 한눈에 들어오지만 또 조금만 돌아서면 나무에 가려진
그 모습이 한폭의 동양화 같다.

 


저수지를 걸으며 한시를 썼을, 그 앞 논밭에 물을 댔을 옛 사람들을 떠올린다.
이쯤되면 고인물을 봐도 시가 떠오르고, 붉은 하늘을 봐도 시조가 떠오를터.

 


어스름한 저녁이 아니었다면 못에 노을도 지지 않았겠지. 반영은 세상을 둘로 나누기도 하지만, 세상을 제대로 비추는 그 무엇이다.


위양못 앞집에 거주하고 있는 강아지. 위양못에 갈때마다 멍멍 짓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뒷걸음질 치는 순진한 녀석. 얼굴에도 그 순진함이 묻어난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을 보면 마음이 더 차분해진다.


어스름해지는 늦은 오후, 오늘 지는 해를 조금은 더 붙잡고 싶었다.
이때가되면 주변에는 관광지라고는 볼 수 없는 논밭뿐이어서 여느 시골마을 마냥, 조용해진다.


별이 가득한 그 곳, 밀양으로 당신을 모십니다.


[작성자 - 내고향누리단 길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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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27 19:02 Edit/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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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2.04.16 20:50 신고 Edit/Del Reply

    [위양못 이팝나무꽃]


    詩人/靑山 손 병 흥


    여름이 시작될 무렵인 입하에 꽃이 피어나고

    꽃이 필 때에 나무전체가 하얀 꽃으로 뒤덮여

    마치 쌀밥 같다고 해서 붙여진 입하목(立夏木)

    그해 농사 꽃이 많이 피고 적게 피는 것으로써

    풍년과 흉년 점칠 수 있다는 입하나무 이팝나무


    이른 봄에 피었다가 서둘러 낙화하는 꽃보다도

    보름이 지나도록 꽃을 나무 전체에 달고 있어서

    마을 주변 개울가 공원이나 길가에 많이 심어진

    힘든 노동으로 모내기 하던 시절 허기에 지칠 때

    이제나저제나 아낙이 새참을 이고 오길 기다리던

    농부의 눈에 희디흰 그 꽃이 고봉밥처럼 보였다는

    경남 밀양시 부북면 위양못 완재정 옆의 쌀밥나무


    <약력>

    ■ <학원><공간시대문학><문학21><국제신문>詩苑<한국JC신문>詩壇<시집>7권·<저서>13권<논문>다수. 행정학석사 · 디자인학석사. <부산시협>편집위원·이사<부산진문학>주간<부산진문예>편집장<바다문학>편집주간 <부산문협>사무국장·주간<부산시인>편집장<부산문학>편집위원<부산시협>사무국장 역임. <한국리더문학>발행인<부산진문화예술인협의회>감사<바다문학>이사<부산시협>발전위원.<민석문학상><부경문학상><문화의날>백일장, 최우수언론출판문화상 등 수상.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회 자문위원, 한국스피치리더십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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